한국어 칼럼

대만대 회계학과 한국인 졸업생: 회계 지식뿐만 아니라 세계를 넓히다

임지수


학력

국립대만대학교 회계학과
國立臺灣大學 會計學系

직무

PwC 회계법인 – 회계감사인

경력

대학교 인턴십

Appier – 고객 관리

Bain&Company – 전략 컨설턴트 인턴 / 연구 보조

제가 다니던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중국어과였기 때문에 자연스레 중국어를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환경에 관심이 생겼고, 당시 담임 선생님께서 대만 화교셔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나의 소녀시대’ 같은 대만 영화를 즐겨 보면서 대만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 덕도 있겠습니다.

유학사 없이 혼자서 대학교 웹사이트를 찾아보고,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대만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먼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도 저의 선택을 믿고 아주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셨어요.

언어 장벽과 적응 방법

우선 1학년 때는 중국어 실력이 부족해서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강의 교재는 대부분 영어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여전히 따라가려면 혼자 책으로 공부해야 했고, 과제도 꽤 벅찼어요. 교수님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땐 영어로 소통할 수 있었고, 번역기도 적극 활용하면서 겨우겨우 적응해 나갔던 것 같아요.

언어 장벽을 극복하는 데는 ‘일단 부딪쳐보기’가 정말 중요했어요. 처음에는 대만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너무 애쓰다가 지친 적도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억지로 노력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생활하다 보니 친구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지더라고요. 1학년 때는 학과 활동에 거의 다 참여했어요. 학과 BBQ 파티, 댄스 파티도 있었고요. 동기들의 얼굴을 익히고 친구를 사귀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적극적인 교과외 활동 참여 (예: 국제학생회 ISA)

또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는 국제학생회(ISA)에서의 활동이에요. 규모는 작았지만, 저희가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했기 때문에 정말 주도적인 경험이었어요. 예를 들면, 신입 국제학생 오리엔테이션, 명절에 가족이 없는 학생들을 위한 모임 등을 열었는데, 이런 경험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나중에 이력서를 쓸 때도 좋은 포인트가 되더라고요.

대만 유학의 장점과 총평

학비나 생활비 측면에서, 제 경험으로는 대만의 대학생활은 한국에서 대학 다니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어요. 학비도 부담되지 않았고, 생활비도 적당한 편이었어요. 기숙사 생활이나 식비 등 전반적으로 합리적이었고요.

무엇보다 제가 대만 유학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환경 때문이에요. 외국인 유학생도 많고, 대만 친구들도 외국인에게 호의적인 편이라, 혼자라고 느낀 적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지내면서 시야가 넓어졌고, ‘국제적인 환경’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대만 유학에 10점 만점에 9.5점을 줄 수 있어요. 단, 남은 0.5점은 입학 전 중국어 실력을 조금 더 다져왔다면 학교 생활이 훨씬 수월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 때문이에요. 너무 멀리 가기엔 망설여지지만, 외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대만은 정말 괜찮은 선택이에요. 문화적으로도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고, 무엇보다 ‘걱정 없이 와볼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해요.

회계학과 선택 동기 / 회계학과 커리큘럼

저는 가족 중에 회계사가 있어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회계나 경영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 진학 시기가 왔을 때도 자연스럽게 회계쪽을 지망하게 되었고요.

대만대 회계학과 과정으로 1학년은 경영대학 전체 학과가 동일한 수업을 듣는데, 전공 수업으로는 미적분, 경제학, 경영학, 초급회계 등의 4가지 과목을 공통으로 수강해요. 2학년에는 중급회계와 통계학, 상법과 민법을 주고 가르치고, 3학년 때는 고급회계과 중급회계2, 감사를 수강해요. 4학년에는 세법과 회계 정보 시스템과목을 가르칩니다. 대만대 회계학과는 포괄적으로, 그리고 또 구체적으로 회계 방면 커리어에 필요한 실용 지식을 가르쳐요. 회계학 분야의 업무 내용과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취업에도 유리하고요. 실제로 대만대 회계학과생은 졸업 후 수월하게 취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아요.

학과 학생 구성 및 학습 환경

제가 학생으로 있던 당시 회계학과는 한 학년 당 130명 정도의 학생이 있고, 그중 화교 학생을 포함한 유학생 수는 10명 미만으로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강의에서의 주 사용 언어는 중국어였고, 교재는 영어인 경우가 더 많았어요. 교수님도 대만인 비율이 훨씬 높았고요. 학과 공부에 있어서는 대만 친구들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학업을 마친 것 같습니다.

학습의 고충: 회계 용어 및 어려운 과목

회계학 용어들은 한국어로도 배워본 적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쓰는 회계학 용어들도 대부분 한자어이기 때문에 표의문자인 중국어로 배우는 점은 되려 유리했던 것도 같아요.

가장 어려웠던 과목 중 하나는 세법인데, 모국어로도 어려울 내용을 중국어로 배우게 되어 여러 번 수업을 듣고 책을 봐도 이해가 가지 않아 힘들었던경험이 있어요.

팀워크 및 구두 발표 경험

수업 중에는 조별 과제도 꽤 많았어요. 기업을 분석해서 발표하거나, 조원들과 함께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태가 많았죠. 발표를 해야할 때는 성격상 워낙 나서는 걸 즐기지 않는데다 중국어로 설명해야 하니 긴장되고 난감했던 기억도 나네요. 다행히 대만 친구들이 발표 부분에서는 많이 도와줘서 고마웠어요.

대만 및 한국 인턴십 경험 소개 (PwC, Appier, Bain&Company)

대학 재학 당시에는 한국에서 한 번, 대만에서 한 번 인턴 경험이 있었는데, 각각 PwC 회계법인사와 소프트웨어 회사(Appier)에서의 인턴이었어요. 

PwC는 현재도 일하고 있는 회사인데, 전세계 3~40개국에 분포해 있어요. 회사의 주된 업무는 회계감사, 즉 상장된 회사의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도장을 찍어주는 업무와 세금업무, 재무 컨설팅 등 크게 세 가지 정도가 되겠네요.

한국에서는 여름 방학동안 한 달간 풀타임으로 일했고, 지금 맡은 업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는 감사팀에 있지만 당시에는 인수합병 팀에 소속되어 있었어요. 인수합병 팀에서는 인수하려는 회사에 대한 시장 조사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일의 보조 역할을 맡았어요.

Appier에서는 어카운트 매니지먼트 팀에 있었는데, 고객사와 소통하여 광고를 받아오면 수정을 거쳐 소프트웨어에 업로드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당하는 팀이었어요. 1년 정도 근무했는데 방학 때는 풀타임으로, 학기 중에는 주당 최대 근로 시간인 20시간을 준수하여 근무했어요. 첫 한 달 빼고는 전부 재택이었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하며 근무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 졸업 후에도 한국에서 두 달 정도 Bain&Company라는 회사에서 전략 컨설팅 인턴을 했어요.  리서치 어시스턴트 일을 했는데, 전략 컨설턴트분들이 연구하시는 프로젝트의 결론을 도출해내거나, 연구 과정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될만한 배경 지식을 연구해서 보고하는 역할을 했어요. 전공 학과랑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도 회계 지식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일이었어요.

인턴십 기회 탐색 경로 및 면접 팁

대만에서는 104 어플을, 한국에서는 지인의 소개로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경력이 많지 없어서 과외나 동아리 활동 같은 내용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면접에서는 회사와 산업에 대한 조사와 이해가 있는지 어필하려고 했고요. 중국어로 면접을 볼 당시 압박감을 느꼈던것은 사실이지만, 말이 막힐 때에도 우물쭈물하기보다는 이리저리 풀어 설명하더라도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분명히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답변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기도 하고요.

학업과 인턴십의 균형

학기 중에 다니던 회사 Appier는 재택근무 형식이었기 때문에 근무 시간을 학업 스케줄이나 개인 사정에 맞게 조율할 수 있어서 어려운 점은 많지 않았어요. 시간 관리가 비교적 수월했기 때문에 수업 참여나 성적에도 곤란을 끼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인턴십을 통한 수확: 실전 경험 및 시야 확장

직장 생활을 직접 경험하다 보니까, 실무에서 쓰이는 중국어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어요. 또 학교에서는 조별과제가 부담스럽거나 어려우면 어떻게든 피할 수 있는 구석이 있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여지가 전혀 없더라고요. 실제 업무 상황에서는 피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으니까, 부딪히면서 배우게 되는 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실전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 있었어요.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Appier와 Bain&Company에서의 인턴십이 제 전공인 회계학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새로운 산업을 경험해 봤다는 점에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커리어를 선택할 때 더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죠.

한국에서의 PwC 인턴 경험은 졸업 후 취업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력서 상에서도 ‘이 친구는 비슷한 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구나’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고용주의 눈에 띄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 같아요. 당시 맡았던 업무와 관련된 배경지식이 지금까지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이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회계학과 학생을 위한 인턴십 조언: 다양한 시도의 중요성

어떤 인턴십이든 다양하게 경험해 보는 건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한 가지 인턴만 하지 말고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인턴을 많이 해보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본인이 생각했던 진로가 생각과 다르게 자신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분야의 일이 너무 좋아질 수도 있는데 한 가지 일만 해보면 절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최소 세 가지 정도는 인턴을 경험해보고 일을 구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지원할 때는 공고에 명시된 업무나 급여 내용을 꼭 제대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현재 업무 내용 및 직급 소개 (회계감사 Associate)

저는 현재 회계감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금융권 회사들의 재무제표를 검토하여, 숫자가 정확한지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하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그 결과를 회사에 보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 결과로 회사 대표가 최종적으로 서명하게 되면, 그 재무제표는 공식적으로 인정되는셈이죠.

현재는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 되어 ‘associate’ 직급으로 일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글로벌 체인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직급 체계를 쓰고있어요. 보통 3년차부터는 ‘senior associate’가 되고, 이후에는 매니저급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대만에서의 취업 과정 및 PwC 선택 이유

이 직장을 구하게 된 건 대만대학교에서 매년 3월에 열리는 취업 박람회를 통해서였어요. 저는 애초부터 PwC를 목표로 박람회에 참가했고, 여러 Big4 회계법인을 둘러볼 생각도 있었지만 PwC에 가장 관심이 갔어요. 그렇게 지원을 결심했고, 2024년 9월에 입사하게 되어 지금은 1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어요.

대만 취업 시 고려사항: 취업 강점 및 비즈니스 중국어 학습

하나는 대만대학교 졸업자 자격으로 대만 내에서 취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 그리고 또하나는 제가 비즈니스 중국어를 더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이 회사를 다니면서 익히게 된 비즈니스 중국어는 제가 대학 4년 동안 배운 것보다훨씬 많다고 느낄 정도예요.

회사 내에는 외국인비율이 높지 않고, 언어 환경은 거의 전적으로 중국어로 이루어져요. 클라이언트와의 미팅이나 내부 시스템, 이메일, 보고서 작성 모두 중국어 중심이기 때문에 어학 능력이 중요합니다.

업무 성취감과 도전: 전문성 연결 및 언어 장벽

무엇보다 전공과의 높은 연계성에서 오는 보람이 있어요. 대학교에서 몇 년간 배웠던 회계 지식을 실제 업무에서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과 흥미를 느껴요. 특히 다른 회사의 재무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감시자의 입장에서 문제 여부를 판단한다는 건 큰 책임감이 따르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참여함으로써 하나의 재무제표가 완성된다는 점도 굉장히 성취감 있게 다가오고요.

또한 제가 맡고 있는 고객사의 경우 저희 회사가 10년 이상 담당해온 기업이라, 이전부터 쌓여온 매뉴얼이나 업무 프로세스가 잘 정리되어 있어요. 이런 체계 덕분에 비교적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에요. 큰 회계법인만이 갖는 구조화된 시스템 속에서 일한다는 경험도 큰 장점이고요.

하지만 어려움도 있어요. 아무래도 외국인으로서 언어적인 부분은 완전히 극복됐다고 보긴 어려워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의 일은 제가 성장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을 제공하고 있고, 제가 원했던 커리어 방향과도 잘 맞아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집중하면서 차차 생각해 보려고 해요. 구체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이 정해진 건 없고, 앞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대만에 계속 남아 있을 수도 있는데, 그건 제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 같아요. 가족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지내는 것이 가장 좋기야 하지만, 그 부분만 빼면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대담한 시도: 안전지대를 벗어난 다양한 경험

먼저 대만 유학을 선택한 건 잘한 결정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선택했으면 최대한 대만 사람들과 어울리고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에 참여하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언어예요. 중국어를 무조건 열심히 배우는 게 필요해요. 처음에 중국어 실력이 부족하면 인맥 쌓기도 어렵고 여러 기회에서 소외될수 있거든요. 그래서 언어 공부에 최우선으로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 시작했으면 잘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여러 가지 일도 도전해 보고,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학과 활동이나 동아리, 행사 등 학교 생활에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참여해 보는 게 좋아요.

저도 처음엔 친한 친구가 많지 않아 망설였는데, 막상 참여해 보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후배분들도 겁내지 말고 일단 부딪쳐 보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SANGEUN LIM 2025 NTU International Mentorship Program - WillStudy

SANGEUN LIM

  • 2025 NTU International Mentorship Program
  • 국립대만대학교 정치학과

國際校園大使 International Ambass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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